시 한 편 지어 바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시를 지으라는
학대 아동 대모님
이정수 원장님 덕분에
마음에 띠를 띠고
자리에 앉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수많은 아기들
영문도 모르고 국문도 모르고
초롱초롱한 눈 오직 사랑을 구할 때
거친 손 차디찬 눈 빛
고함과 괴성
무서운 소리들
여리디 여린 고막 울리고
앙다문 입술 슬픔 고인다
엄마가 무서워요
아빠가 때려요
온 몸에 멍이 들었어요
뼈가 부러지기도 했어요
슬프고 무섭고 화가나요
시 한편 읽는다고
학대받는 아동의 공포에 찬 무거운 마음 알 수 있나요
시 한편 외운다고
학대받은 아동의 찢겨진 몸과 마음 어루만질 수 있나요
시 한편 짓는다고
차갑게 응어리진 가슴 속 씻어 내릴 수 있나요
그리고 오늘 여기 우리 함께
어린이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
주님 음성 들으며
시 한 편 지어 바칩니다
2016년 11월 26일 학대아동 돌봄을 위한 심리카페에
다움상담코칭센터 원장 박 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