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지어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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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지어 바칩니다

박순 0 1,368 2016.11.2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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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지어 바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시를 지으라는

학대 아동 대모님

이정수 원장님 덕분에

마음에 띠를 띠고

자리에 앉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수많은 아기들

영문도 모르고 국문도 모르고

초롱초롱한 눈 오직 사랑을 구할 때



거친 손 차디찬 눈 빛

고함과 괴성

무서운 소리들

여리디 여린 고막 울리고

앙다문 입술 슬픔 고인다



엄마가 무서워요

아빠가 때려요

온 몸에 멍이 들었어요

뼈가 부러지기도 했어요

슬프고 무섭고 화가나요



시 한편 읽는다고

학대받는 아동의 공포에 찬 무거운 마음 알 수 있나요

시 한편 외운다고

학대받은 아동의 찢겨진 몸과 마음 어루만질 수 있나요

시 한편 짓는다고

차갑게 응어리진 가슴 속 씻어 내릴 수 있나요



그리고 오늘 여기 우리 함께

어린이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

주님 음성 들으며

시 한 편 지어 바칩니다



2016년 11월 26일 학대아동 돌봄을 위한 심리카페에

다움상담코칭센터 원장 박 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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