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걸으며

자그만 산길 걷다
앞서 가던 노인 머무적거림
기다리다 못해
“먼저 앞으로 가겠습니다”
들리지도 않으시는 듯...

문득 전국 광산 꿈꾸시던
아버지 혼 눈앞에 현현
이렇게 날마다
이 산길
저 산길
홀로 걸으셨을 아버지 생각

느지막히 산길 걷기
우연 아닌 대물림
연세숲 물려주신
부자 아버지께 감사

아버지 달리시던 만주벌
각반 두르고 다다르신 금강산 명경호수
동경과 오오사까 뒷골목
도시샤 대학 넓은 교정
난징 군사학교
상해 임시정부

귀하신 주여 날 붙드사
날마다 주께로 더 가까이
부르시던 찬송 소리
귀에 어린다

2017년 4월 3일
아버지 태어나신지 110년
하늘나라 가신지 30년
막내 딸 박 순 목사
울며 지어 바칩니다